몬스터 주식회사 (2001) 후기|아이들의 비명으로 움직이는 세상

2001년에 개봉한 몬스터 주식회사(Monsters, Inc.)는 어린 시절에는 귀여운 몬스터들이 등장하는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보면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몬스터들이 아이들을 무서워하는 설정부터 회사의 실적 경쟁, 에너지 부족 문제, 그리고 설리와 부의 관계까지 어른이 되어 보면 새롭게 보이는 부분이 많다.

특히 이 영화의 재미있는 점은 우리가 어린 시절 한 번쯤 상상했던 ‘벽장 속에는 정말 괴물이 살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완전히 뒤집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몬스터를 무서워하지만 사실 몬스터들도 아이들을 무서워한다.

이 단순한 설정 하나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결국 두려움보다 더 강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1. 아이들의 비명이 에너지가 되는 몬스터 세계

몬스터들이 살아가는 도시 몬스트로폴리스에는 특별한 에너지원이 있다.

바로 인간 아이들의 비명이다.

몬스터 주식회사는 아이들의 방으로 연결되는 문을 이용해 몬스터들을 인간 세계로 보내고 아이들을 놀라게 한다.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면 그 에너지를 모아 도시 전체에 공급한다.

그래서 몬스터들에게 아이를 잘 놀라게 하는 능력은 굉장히 중요하다.

회사에는 누가 가장 많은 비명 에너지를 모았는지 보여주는 실적 경쟁까지 존재한다.

이곳에서 최고의 실적을 자랑하는 몬스터가 바로 제임스 P. 설리반, 설리다.

거대한 몸집에 파란 털과 뿔을 가지고 있어 보기만 해도 무서울 것 같지만 실제 성격은 상당히 따뜻하다.

그리고 설리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료가 한쪽 눈을 가진 초록색 몬스터 마이크 와조스키다.

두 사람은 몬스터 주식회사의 최고 콤비다.


2. 최고의 겁주기 선수 설리

설리는 회사에서 가장 뛰어난 겁주기 선수다.

아이들의 방에 들어가 비명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압도적이다.

하지만 설리는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을 즐기는 몬스터는 아니다.

그에게 겁주기는 어디까지나 직업이다.

몬스터 세계에서는 인간 아이들이 굉장히 위험한 존재라고 교육받는다.

아이와 접촉하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몬스터들은 아이들을 놀라게 하면서도 절대 직접 접촉하려 하지 않는다.

이 설정이 상당히 재미있다.

인간 세계에서는 아이들이 몬스터를 무서워하는데 몬스터 세계에서는 반대로 몬스터들이 아이를 무서워한다.

결국 서로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두려워하고 있었던 셈이다.


3. 인간 세계에서 넘어온 작은 아이 부

어느 날 설리는 회사에 남겨진 문 하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문을 확인하던 중 인간 세계의 어린아이가 몬스터 세계로 넘어오게 된다.

설리는 충격에 빠진다.

몬스터들에게 인간 아이가 회사 안에 들어왔다는 것은 엄청난 사건이다.

처음에는 아이와 접촉하는 것조차 두려워한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보니 몬스터들이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르다.

아이는 위험하지 않았다.

오히려 설리를 보고도 크게 무서워하지 않는다.

설리는 아이에게 부(Boo)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그리고 어떻게든 부를 인간 세계로 돌려보내기 위해 마이크와 함께 움직이기 시작한다.


4. 설리와 부의 관계가 달라지는 과정

처음 설리에게 부는 빨리 돌려보내야 하는 골칫거리였다.

회사에 인간 아이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엄청난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설리의 마음이 달라진다.

부는 설리를 무서운 괴물로 생각하지 않는다.

거대한 파란 털을 가진 설리를 오히려 커다란 친구처럼 생각한다.

설리 역시 점점 부를 보호해야 할 존재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이 관계가 몬스터 주식회사의 가장 따뜻한 부분이다.

처음에는 서로를 두려워해야 한다고 배웠던 존재들이 실제로 만나면서 편견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설리에게 부는 단순한 인간 아이가 아니다.

자신이 믿어왔던 세상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존재가 된다.


5. 랜달이 보여주는 또 다른 모습

설리의 경쟁자인 랜달은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랜달 역시 뛰어난 겁주기 선수지만 항상 설리에게 밀린다.

설리가 회사 최고의 기록을 세우는 동안 랜달은 계속 경쟁심을 느낀다.

문제는 그 경쟁심이 점점 위험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랜달에게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나 회사의 원래 목적이 아니다.

설리를 이기고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더 많은 비명 에너지를 얻기 위해 위험한 방법까지 사용하려 한다.

어린 시절에는 그냥 나쁜 악당으로 보였지만 다시 보면 성과를 위해서라면 과정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인물처럼 보인다.


6. 회사라는 공간이 어른이 되어 보면 다르게 보인다

어린 시절에는 몬스터들이 일하는 거대한 공장이 신기하게 보인다.

수많은 문이 움직이고 몬스터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아이들을 놀라게 한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보면 정말 회사처럼 보이는 부분이 많다.

출근하고,

실적을 확인하고,

경쟁하고,

최고 실적자를 칭찬하고,

회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직원들이 움직인다.

특히 설리와 랜달의 경쟁은 회사에서 벌어지는 실적 경쟁과 상당히 비슷하다.

설리는 자신의 방식대로 최고의 실적을 만들어내지만 랜달은 결과를 위해 위험한 방법을 선택한다.

그래서 단순한 몬스터 세계의 이야기가 아니라 조직과 성과 경쟁에 대한 풍자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7. 비명이 부족해지는 몬스터 세계

영화 속 몬스터 세계에는 큰 문제가 하나 있다.

예전보다 아이들이 쉽게 놀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비명 에너지가 부족해지고 몬스트로폴리스는 에너지 위기를 겪는다.

회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더 많은 비명을 확보해야 한다.

이 문제 때문에 랜달과 회사의 비밀 계획도 시작된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모두가 기존 방법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더 강하게 놀라게 하고 더 많은 비명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도 완전히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답을 알려주는 존재가 바로 부다.


8. 설리가 자신의 모습을 두려워하게 되는 순간

영화에서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설리가 부 앞에서 실제 겁주기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평소 부에게 설리는 따뜻하고 커다란 친구였다.

하지만 설리가 자신의 일을 하기 위해 무서운 모습으로 포효하자 부는 정말로 겁을 먹는다.

그 순간 설리의 표정이 달라진다.

그동안 자신에게 겁주기는 단순한 일이었다.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면 에너지가 생기고 자신은 좋은 실적을 얻는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게 된 아이가 실제로 공포에 떠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으로 자신의 일이 상대방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게 된다.

설리가 변화하는 중요한 순간이다.


9. 문을 이용한 추격 장면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수많은 문이 이동하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추격전이다.

문 하나를 열면 인간 세계의 전혀 다른 장소가 나온다.

또 다른 문을 열면 다른 나라, 다른 아이의 방으로 연결된다.

설리와 마이크, 부가 수많은 문 사이를 이동하는 장면은 지금 다시 봐도 상당히 재미있다.

단순히 화려한 장면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영화 초반부터 계속 등장했던 ‘문’이라는 설정을 마지막까지 제대로 활용한다.

아이들의 방과 몬스터 세계를 연결하는 문이 이야기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가장 중요한 장치가 된다.


10. 믿었던 존재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설리는 오랫동안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일했다.

회사에서 최고의 직원이었고 조직의 시스템을 의심할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부를 만나면서 자신이 믿었던 것들이 하나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인간 아이가 위험하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었다.

아이들의 비명을 얻기 위해 반드시 공포를 이용해야 한다는 생각도 틀릴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믿고 따르던 회사의 윗사람 역시 항상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 부분은 어른이 되어 보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오랫동안 유지된 방식이라고 해서 반드시 올바른 것은 아니다.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시스템이라도 누군가는 처음으로 의문을 가져야 바뀔 수 있다.


11. 비명보다 강력했던 웃음

몬스터 주식회사의 가장 중요한 반전은 사실 굉장히 단순하다.

몬스터들은 오랫동안 아이들의 비명이 가장 강력한 에너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이들의 웃음이 훨씬 강력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이 설정 하나로 영화 전체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그동안 몬스터들은 에너지를 얻기 위해 아이들을 무섭게 만들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더 무서운 몬스터가 좋은 직원이었다.

하지만 웃음이 더 큰 에너지를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모든 것이 바뀐다.

아이를 울리는 능력이 아니라 웃게 만드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두려움을 이용하던 회사가 즐거움을 만드는 회사로 변하는 것이다.


12. 마이크와 설리의 우정

영화의 중심에는 설리와 부의 관계가 있지만 마이크와 설리의 우정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두 사람의 성격은 상당히 다르다.

설리는 비교적 차분하고 따뜻한 성격이고 마이크는 말이 많고 현실적인 편이다.

부 때문에 문제가 계속 커지면서 두 사람 사이에도 갈등이 생긴다.

마이크 입장에서는 이해할 만하다.

평범하게 잘 다니던 직장에서 갑자기 친구 때문에 인생 전체가 위험해진 셈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결국 중요한 순간에는 다시 설리를 돕는다.

둘이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끝까지 함께하는 모습 때문에 몬스터 주식회사가 더욱 따뜻한 영화가 된다.


13. 마지막 문이 남기는 여운

모든 사건이 끝난 뒤 부는 다시 인간 세계로 돌아간다.

하지만 규칙에 따라 부의 방문은 파괴된다.

설리는 더 이상 부를 만날 수 없게 된다.

이 장면은 어린 시절 봤을 때도 꽤 슬프게 느껴졌던 부분이다.

함께 많은 일을 겪고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야 한다.

그런데 마이크가 부의 문을 다시 복구한다.

마지막 조각 하나가 더 필요했던 문이 완성되고 설리는 조심스럽게 문을 연다.

그리고 화면 밖에서 들려오는 부의 목소리.

설리의 표정이 밝아지는 순간 영화가 끝난다.

굳이 두 사람이 다시 만나는 모습을 길게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기억에 남는 결말이다.


14. 어린 시절과 어른이 되어 볼 때 다른 영화

어린 시절 몬스터 주식회사를 보면 부가 귀엽고 마이크와 설리가 재미있다.

문을 타고 이동하는 장면이나 몬스터들의 다양한 모습도 재미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다시 보면 조금 다른 부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회사에서의 실적 경쟁,

에너지 부족,

기존 방식에 집착하는 조직,

성과를 위해 잘못된 방법을 선택하는 사람,

그리고 조직 내부의 문제를 발견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는 과정까지 생각보다 현실적인 요소가 많다.

그래서 아이와 어른이 함께 봐도 서로 다른 부분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15. 몬스터 주식회사를 보고 난 후기

몬스터 주식회사는 픽사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설정이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아이들이 무서워했던 벽장 속 괴물을 실제 직업으로 만들어버렸다는 아이디어부터 기발하다.

그런데 단순히 재미있는 설정에서 끝나지 않는다.

설리와 부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모르는 존재를 왜 쉽게 두려워하는지도 보여준다.

몬스터들은 인간 아이들이 위험하다고 배웠다.

아이들은 몬스터가 무섭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보니 서로가 생각했던 모습과 달랐다.

결국 두려움의 상당 부분은 상대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데서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 비명보다 웃음이 더 큰 에너지가 된다는 설정도 좋았다.

처음에는 아이를 얼마나 무섭게 만들 수 있는지가 능력이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얼마나 많이 웃게 만들 수 있는지가 능력이 된다.

두려움을 이용하는 것보다 행복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큰 힘을 가진다.

어린이 애니메이션에서 전달하기에는 단순하면서도 꽤 좋은 메시지다.

무엇보다 마지막에 설리가 부의 방문을 열고 작은 목소리를 듣는 장면은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다.

거창한 대사도 필요하지 않았다.

설리의 표정 하나만으로 두 사람이 다시 만났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

2001년 작품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지금 다시 봐도 재미있고, 어린 시절에는 몰랐던 이야기까지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영화였다.

결국 몬스터 주식회사는 무서운 괴물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로를 두려워했던 존재들이 서로를 이해하면서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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